🪱 집에서 지렁이 키우는 방법 : 지렁이 구매, 음식물 쓰레기 처리 먹이, 주의사항

집에서 지렁이 키우는 방법

 

 식물을 키우다 보면 주변 자재들에게 욕심이 생긴다. 비료, 가위, 화분 등등.. 본인은 화분이나 가위에서는 이제 벗어났다. 화분이야 슬릿분으로 무한 재활용해도 되고, 쓰레기통을 대충 뚫어 써도 된다. 가위는 뭐 나무 자를 것 아니면 대충 싼마이로 써도 된다.

 

 하지만 비료는 욕심이 계속 생긴다. 하이포넥스, 다이나그로, 알비료, 계분, 피터스, 대유 등등 비료만 계속 쌓여간다. 아마 이것들 다 쓰려면 10년을 걸릴 듯 싶다. 근데 최종판에도 욕심이 생긴다. 비료의 끝판왕, 지렁이 분변. 미생물이 풍부하고 화분을 끊임없이 경운해주는 지렁이.

 

 이번 봄에는 지렁이를 사봤다. 리빙박스도 많이 남고, 분갈이하고 남은 흙도 많아서 특별히 지렁이를 키워보기로 했다. 그렇기 위해선 지렁이를 구해야 하는데...

 

 

지렁이 선택과 구매처

 

지렁이/지렁이농장지거래/학습용지렁이/실습용 : 어벙이 낚시

 

 

 난 여기서 한 푼도 받지 않았음을 알리며 민트색통 지렁이 2통을 구매해서 리빙박스에 투하했어요. 저 지렁이를 구매하는 이유는, 우리가 비 오면 땅 위로 나오는 커다란 지렁이는 심층성 지렁이라 땅속 몇m까지 파고 들어가고, 탈출도 잘해요. 지렁이 대탈출 눈갱을 당하기 싫다면 저 작은 지렁이를 사다 쓰는게 좋답니다.

 

 즉, 저 작은 지렁이를 호미로 비유하자면 밖에 사는 지렁이는 포크레인이에요. 우리는 호미 정도만 필요하지 포크레인까지는 필요없잖아요. 대충 구매해서 뚜껑 열고 통을 뒤집어두고 한참 기다리면 지렁이들이 알아서 흙속으로 들어가요. 세한 사진은 보여주지 여러분의 눈을 보여주지 않을게요. 나같이 각종 벌레, 생물에 익숙한 사람들만 가능할듯..?

 

 

지렁이 먹이

 

19일 지렁이 먹이 3리터 투입

 

26일 (1주일 뒤) 지렁이 먹이 거의 다 먹었고 분변토만 남음

 

 

 지렁이는 분해된 유기물을 좋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생물과 잘 접촉할 수 있도록 잘라서 미생물과 닿는 면적을 넓혀주거나, 한 번 냉동시켰다가 해동시켜주세요. 한 번 얼렸다 녹이면 세포 내부의 수분이 늘어났다가 줄어들면서 세포벽이 손상되고, 조직이 무너져서 흐느적거립니다. 영양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지렁이 먹이로 아주 좋아요.

 

 가지치기하면서 나오는 잎과 나뭇가지, 시든 꽃잎, 여름철에 많이 나오는 과일껍질, 야채 부산물 등을 흙 속에 넣어주세요. 흙 속에 넣어야 각종 벌레가 꼬이지 않고 지렁이만을 위한 먹이가 됩니다. 저렇게 묻어두면 1차로 미생물이 분해시키고, 그 다음에는 지렁이와 톡토기들이 먹어치우기 시작합니다.

 

 지렁이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몸무게 80~120%를 먹어치우는 생물로, 무게 비율 먹는 양이 웬만한 동물보다 훨씬 대식가입니다. 당장 인간이 자신의 몸무게만큼 먹지도 않잖아요. 예를 들어 지렁이 무게가 2g이라고 하면, 1마리당 약 2g을 먹어치우는 것이죠. 100마리라고 하면 매일 200g, 1주일이면 1.4kg를 먹이가 필요하답니다.

 

 밤이 되면 밑에서 올라와서 W자로 왔다갔다하면서 먹이를 흙과 함께 먹어치우는데, 이 때 입에 들어가는 토양선충과 유기물을 근육으로 분쇄시켜서 내보내는데 이것이 바로 지렁이분변입니다. 지렁이분변은 떼알구조로 식물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즉효성 비료이면서 미생물이 풍부하기 때문에 토양개량으로 아주 좋습니다. 미생물로 인한 연작장해도 방지할 수 있어서 저 화분에는 매년 토마토를 심어줄 수도 있어요.

 

 

 

벌레는 안 생기나요?

 

 

 

 기본적으로 유기물을 화분에 넣으면 벌레가 많이 생기겠죠. 하지만 지렁이 양이 많다면 먹어치우는 양이 훨씬 빨라서 벌레는 안 생겨요. 그나마 유입된 뿌리파리가 간혹 발생하는데 저렇게 끈끈이나 벌레잡이제비꽃을 올려두면 쟤가 알아서 먹어치워줘요. 🤔 신기하죠?

 

 토양 내에 생기는 선충에 관해서, 지렁이는 기본적으로 입에 들어간 미세한 것들을 다 먹어치우는 경향이 있어서 토양선충도 먹어버려요. 먹이에 토양선충이 꼬이면 지렁이들이 먹다가 토양선충이 입에 들엉가는데, 그냥 다 씹어먹어버리는거죠. 실제로 지렁이를 분해했을 때 위장에 토양선충이 많이 들어있었다고 하니, 지렁이가 일종의 포식자 역할을 하는 것이에요. 그래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아요.

 

 

버미워시, 웜쥬스

 

웜쥬스 채취

 

 지렁이는 분변토 뿐만 아니라 추가로 제공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웜쥬스에요. 버미워시라고도 불리는데, 정확히는 지렁이의 체액과 분변에서 나오는 물이죠. 여기에는 지렁이가 먹이를 먹으면서 내보내는 장내 미생물들이 엄청나게 많은 양이 포함돼 있어요. 아마 인간으로서는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세지도 못할 정도겠죠. 이런 장내 미생물은 지렁이 먹이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먹이를 골고루 제공하는 것이 좋아요.

 

 저 화분에 토마토가 자라고 있어서 버미워시가 얼마나 남아있을지는 모르지만, 저렇게 받아서 무화과 화분에 투입하고 있어요. 무화과야 뭐 엄청나게 강인한 식물이라서 뭐 저정도야 😂 미안하다 무화과. 내 실험대상이 되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