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이상한 짓을 많이 하는데 나도 기행을 하면 이상한 나무를 사온다. (?) 집에서 대추, 석류 나무를 키운다고 조그만 나무를 사온 적도 있고 전부 다 죽이고 결국 남은건 무화과랑 복숭아 나무.
밖에서 키울 수도 있는데 10리터도 안 되는 화분에서 옮겨 심기가 귀찮다고 베란다에서 방치한지 1년~ 그럼에도 처음 부실해보였던 뿌리도 생각보다 잘 자라주었고...
겨울을 지나자 작은 화분에서도 예상 외로 꽃눈을 잘 만들어줬어요.
복숭아 꽃눈은 처음 봐서 DC 인사이드 식물 갤러리에서 '이게 꽃눈 맞나요?' 하고 물어봤던 것 같아요.
다행히 많은 분들이 꽃눈이라고 대답해줬고 화분은 작지만 유일하게 생긴 꽃눈이기에 애지중지하면서 키웠어요.
잎눈이 뾰족하고 얇다면 꽃눈은 탱탱하더라구요.
다행히 봄이 되자 꽃눈은 성공적으로 커지고 개화했어요!
1년 전 꼬챙이만 왔던 복숭아였는데, 아직 작은 사이즈의 나무임에도 이렇게 꽃을 피어줌이 얼마나 고맙던지~
분홍빛 복사꽃이 그야말로 벚꽃 같더라구요.
꽃이 생기니까 물마름이 엄청나졌어요. 거의 2-3일 간격으로 돌아서면 말라있고 돌아서면 말라있고... 😭
화분이 좀 크면 좋을텐데 옮겨 심어주기를 미루다보니 결국 꽃이 생겨서 옮기기가 난처했어요.
복사꽃이 열려서 수분을 시켜야 하는데, 집에 수분할 만한 꽃가루 매개 곤충 (꿀벌, 나비, 파리 등)이 없다보니 제가 직접 수분을 시켜줬어요.
수분 방법? 집에 붓도 없어요. 😭 그래서 티슈 살짝 끝에 찢어서 부드럽게 문질러줬어요.
그리고 만약 빛, 물, 영양이 부족하면 그대로 꽃이 떨어질 것이 분명하기에~ 빛은 하늘이 하는 것이니 어쩔 수 없지만 열심히 물시중과 비료를 챙겨줬죠.
그러니까 꽃잎이 하나 둘 씩 떨어지더니 짜잔~ 부푼 열매가 등장했어요. 사실 저게 열매인지도 확신이 안 갔는데 또 물어봤을 때 수정이 잘 된 것이라고 하더라구요. 🫡
열매는 무럭무럭 커서 1달 동안 점점 부풀기 시작했어요. 납작복숭아 답게 확실히 납작한 채로 부풀더라구요.
만약 다른 복숭아였다면 엉덩이 모양? 🍑으로 동그랗게 커졌겠죠.
비료는 대충 알비료나 대유 물푸레, 이것저것 그때그때 손에 잡히는걸로 섞어서 줬던 것 같아요.
털복숭이 같던 복숭아가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자 갑자기 훅 커졌어요.
날이 더워지니까 문제가 하나 생겼는데, 바로 응애... 😭
베란다 문도 안 열어뒀는데 방심하면 갑자기 생겨나요.
통풍이 잘 되도록 가지치기를 좀 해주고, 물샤워와 함께 최대한 열매 쪽에 안 닿게 잎 뒷면 쪽으로 충체포를 2000:1로 분사해줬어요.
가지치기해서 좀 위기의식을 느낀건지 8월이 되니까 갑자기 붉어지기 시작했어요. 아니면 시기상 자연스러운 것 같기도 하네요. 이제 슬슬 물을 줄이면서 당도를 높여야 할 때인 것 같아요.
나중에 수확하면 또 전해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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